반응형

[책그림] 언어학, 당신의 인생 이야기, 컨텍트


인류는 외계인과 소통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사용한 언어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까요?

이 질문에 힌트를 주는 소설이 있습니다.

영화 컨텍트, 원작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입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외계인이 나오는 SF원작 소설이지만, 그보다 언어학에 대하여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언어학의 유명한 가설과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언어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컨텍트에서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나고 전세계는 비상이 걸립니다.

언어학자인 루이즈박사에게 미군이 찾아 오고 외계어를 통역해 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물리학자인 게리박사도 동행합니다.

처음 외계인의 존재를 마주하는 루이즈는 패닉에 빠집니다.

인간과는 전혀 다르게 생기고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그들은 다리가 일곱 개라 하여 헵타포드라고 불립니다.

루이즈는 아주 단순한 단어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외계어를 배워나갑니다.

푸드덕 거리는 음성 언어를 배우고 원형으로 생긴 이상한 문자도 배웁니다.

그런데 이 문자를 배우면서 루이즈는 이상한 경험을 겪습니다.

사고방식이 변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게리박사가 혼란을 겪고 있는 루이즈에게 말합니다.

"어떤 개념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는데..."

"외국어에 몰입하다보면 뇌를 재설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었어"

그걸 들을 루이즈가 말합니다.

"사피어-워프 가설이야"

"그 이론은 이렇게 말하지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방식을 결정한다.'"

게리가 다시 대답합니다.

"맞아, 언어가 사물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궁금해서 말인데 꿈도 그들 언어로 꿔?"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사피어-워프 가설 입니다.

1930년대 제시되고 향후 몇 십년간 언어학과 다른 학문에 큰 영향을 끼친 이 가설은 다음 두가지로 해석 될 수 있습니다.


강한해석으로는 언어는 사고방식을 결정한다. 즉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방식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약한해석으로는 언어는 사고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

이 중 소설은 강한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루이즈가 헵타포드어를 배우면서 외계인의 사고방식을 갖게되고 그로인해 이상한 것들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짜일까요?


잠시 소설내용 밖으로 나와 이 가설에 대해 살펴봅시다.

꽤 재미있습니다.

사피어-워프 가설은 많은 학자와 소설가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조지 오웰도 영향을 받은 사람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1949년에 책"1984"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국가인 오세아니아의 정당은 사람들에게 영어를 금지시키고 newspeak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 언어에는 자유의지를 뜻하는 'free'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언어를 통해서 국민들의 사고방식을 제한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소설 뿐만아니라 현실에서도 이 가설을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지금보다 더 논리적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논리적인 언어를 만든 사람들입니다.

그로부터 탄생한 언어가 Lojiban 입니다.

이 언어를 배운 사람들은 자신들이 더 Logcal thinking을 잘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피어-워프 가설 중 강한 해석은 언어학계에서 틀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소설의 저자인 테드 창이나 영화 제작에 자문으로 참여한 언어학자 제시카 쿤도 사피어-워프의 강한 해석은 틀렸다고 말합니다.

이는 노암 촘스키가 주장한 언어 보편성 이론이 1960년대부터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촘스키는 여러 언어가 다른 것 같지만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배경은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에 있다라고 말합니다.


반면 약한 해석인 언어는 사고방식에 영향을 끼친다는 논쟁이 있었으나 대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가설이 발전되면서 어떤 나라의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워야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에 따르면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된다 해도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필요는 항상 있습니다.

그 나라 언어를 배우고 그 언어로 사람과 대화하고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들어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문화를 이해해야 더 정확하게 상대방의 의도와 생각을 통역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 언어학계에서는 강한 해석인 언어가 사고방식을 결정한다는 것을 틀렸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은 그 주장은 모두, 사람이 만든 언어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과 생물학적으로 다른 생명체가 만든언어, 사고방식의 근원부터 다른 언어를 배운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소설로 돌아가서 헵타포드어는 특이합니다.

게리박사가 소개해 줍니다.

"모든 인류의 문자 언어와는 달리 그들의 문자는 '표의 문자'이다."

"의미는 전달하지만 소리를 나타내진 않는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의 문자 형식을 기회 낭비라고 볼지도 모른다."

"제 2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허비하고 있다고 말이다."


"읽을 순 없어도 의미를 가진다?"는게 뭘까요?

빨간색 동그라미에 빨간선이 지나가는 도형은 무슨 뜻일까요?

이것은 출입 금지라는 뜻입니다.

"출입 금지" 라는 언어는 우리가 읽을 수 있기에 음성표시 문자라고 합니다.

반면 다시 도형으로 가면 이것은 소리내어 읽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의미표시 문자라고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그림이지만 헵타포드어는 여기에 시각적 문법까지 존재하는 문자입니다.

이게 왜 필요한 걸까요?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글을 쓰고 있는데 생각의 속도를 손이 따라오지 못하는 경험을 해보신적이 있나요?

이미 하고 싶은 말들은 머리속에 저만치 가고 있는데 글씨를 쓰는 속도나 키보드를 치고 있는 속도는 느린것입니다.

우리는 음성언어를 사용하고 그 언어를 문자로 씁니다. 그래서 느립니다.

반면 헵타포드어는 빠릅니다. 시각적이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에서 게리가 루이즈에게 묻습니다.

"하나면 충분할 걸 가지고 왜 두개의 언어를 쓰는 거죠? 필요이상으로 습득을 어렵게 만드는 듯한 인상인데."

루이즈가 답합니다.

"언어 진화에서 습득의 용이함은 1차 조건이 아니에요."

"헵타포드의 경우 쓰는 것과 말하는 것은 아마 굉장히 다른 문화적, 인지적 역활을 수행할 거예요."

"별개의 언어를 쓰는 편이 같은 언어의 두가지 형태를 쓰는 것보다 더 논리적인지도 몰라요"


이안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음성 언어와는 달리 그들의 문자는 시간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들의 우주선이나 그들의 몸과 같이 그들의 문자는 앞뒤 방향이 없다.

언어학자들은 이를 비선형 철자법이라 부른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이게 그들의 사고방식인가?'


헵타포드어는 더 압축적인 언어이지만 우리가 배우긴 매우 힘듭니다.

생물학적으로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문장을 쓰기 전부터 전체 단어와 길이를 알고 있습니다.

헵타포드는 복잡한 문장이라도 2초만에 쉽게 쓸수 있습니다.

루이즈는 고생 끝에 헵타포드어를 익히게 됩니다.

그리고 사고 방식에 있어 큰 변화를 겪습니다.

루이즈는 과거와 미래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를 가지게 되었는지는 영화나 소설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자 테드 창은 언어학에 꽤 빠져 있는 작가 입니다.

5년 넘게 언어학에 관련된 수 십권의 저서를 읽어가면서 여러 단편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여기에 그의 전공인 컴퓨터 공학과 물리학이 이야기를 결합합니다.

소설에는 영화보다 더 자세히 흥미로운 언어학과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소설을 먼저 보시는 걸 권유합니다.

신경과학과 컴퓨터공학의 발달로 이제 과학자들은 사람의 놔파를 전자기기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뇌파로 휠체어를 움직이고 자동차를 움직이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학의 발달로 우리는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아마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생각만으로 문장을 쓰고 소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할 지도 모릅니다.

더 떠올리기 쉽고 전달하기 쉬운 언어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보여준 언어학이 정말우리 인생의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해봅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